2008년 7월 10일

한 라면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문제는 CRM

미국 쇠고기 수입에 관한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서 여러 모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그 중 하나가 고객 관계 관리(CRM), 특히 고객 컨택센터(콜센터)의 중요성이다.

막대한 통신비 절감을 위해 콜센터 또한 IP 기반 네트워크로 전환하면서 시스코시스템즈, 어바이어 등이 IP 컨텍센터(IPCC) 솔루션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 시장의 터줏대감은 제네시스커뮤니케이션즈라고 할 수 있다. 제네시스는 콜센터를 기술 이슈에서 접근하기보다 비즈니스 관점, 즉 기업의 고객 대응 전략에서 구심점이자 핵심 요소로 보고 있는 것이 타 벤더와의 차별점이다.


제네시스는 “고객이 기업과 접촉하는 가장 보편적인 수단이 고객센터”, “고객센터에서의 불친절한 대응, 무성의한 상담, 떨어지는 대처 능력 등이 고객 이탈의 이유”, “숙련된 상담원의 배치와 상담원 이탈 낮춰야 고객 만족도 향상”, “고객센터에서의 경험이 고객이 해당 기업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결정” 등의 주장을 펼쳐왔다.


그리고 이러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로서 자사의 솔루션을 제안해 왔는데, 요즘 촛불집회의 한 지류로 등장한 특정 제품 불매 운동에서 이 제네시스의 메시지를 떠올리고 있다.


촛불집회에 동참하는 시민들은 일부 보수 언론이 왜곡하고 있다며 폐간 운동을 벌이고 있고, 나아가 이 신문매체에 광고를 내는 기업들에게 항의 전화 및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일 게재되는 광고에 따라 오늘의 ‘숙제’인 ‘칭찬’ 기업이 달라지지만, 두 곳의 기업은 광고 게재 여부에 상관없이 십수일 동안 보수 언론과 함께 뭇매를 맡고 있다. 한 곳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대형 유통업체이고, 다른 한 곳은 라면, 스낵류 제조 전문 기업이다.


특히 후자 기업의 경우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하는 생필품이고 주부들이 주로 구매한다는 점에서 맹공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서의 불매 운동이 확산돼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물론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두 동참한 까닭이다. 덕분에 이 회사의 대안으로 떠오른 경쟁사는 때 아닌 매출 급증에다 주가 상승의 호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다는 주장이 한 매체에 제기됐는데, 그 매체가 보수언론이 아니다. 보수언론이 광고주인 이 기업을 돕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라, 정반대 진영에 있는 한 진보 매체에 기사가 실렸다.


보수언론에 광고했다는 것이 이 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의 시발점이었다. 그런데 온라인 뉴스 매체인 O지(誌)에 따르면 “이 기업은 기업들 중 가장 광고를 하지 않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리만큼 신문광고에 인색”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된 광고는 “판매대행사에서 독단적으로 집행해 해당 기업에서는 광고 게재 사실조차도 몰랐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미 불매 운동 초기에 나온 것이다. 그리고 광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매 운동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하기엔, 다른 꾸준한 광고주 기업들과 비교해도 말이 안 된다. 이 기업으로서는 매우 억울한 노릇인 거다.


그렇다면 왜 장기 광고주와 달리, 어쩌다가 자기 의지도 아닌 광고 집행으로 이 기업은 장기간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일부 시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걸까.


시쳇말로 ‘촛불’에 ‘기름’ 부은 것은 해당 기업의 고객센터에 있다. 불만의 대상인 보수언론에 왜 광고를 집행했냐는 항의글을 기업의 웹사이트에 올리자 이 기업의 고객센터에서는 “우리가 진행한 광고가 아니지만” 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해당 언론의 뛰어난 광고 효과”, “해당 언론은 영원할 것” 등 약간 상식에 벗어난 답글을 달았다.


소비자를 훈계하듯, 소비자를 비아냥거리는 듯한 답글이 이미지 캡처돼 인터넷에 퍼지면서, 가볍게 응수한 댓가를 이 기업은 톡톡히 치르고 있다. 아마도 계약직이거나 아르바이트였을 한 상담 직원의 답변으로 이 기업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반감을 갖게 됐으며 기업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이 기업의 진정한 피해는 ‘매출’이 아니라 ‘호감도 추락’이자 ‘건방진 이미지’일 것이다.


고객센터와 상담원은 고객을 우리 기업에 대해 이미지를 결정하는 첫 번째 관문이자 결정타다. CRM과 지능형 콜센터 솔루션의 취지를 다시 한번 떠올려본다.

2008년 7월 9일

CRM 성공사례 어떤게 있나

우수고객 클럽 운영비 지원… 생애주기 맞춰 특화서비스 했더니…
단골 늘어나 좋고 수익도 '쑥쑥'
영국 테스코, 구매확률 높은 쿠폰 사용비율 높여
오릭스는 이업종간 교차 판매로 고부가가치 창출
혼다 ㆍ SKT, 주고객층 타깃 공략 매출향상 성과

고객관계관리(CRM)는 고객 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기업의 매출 및 수익성을 올리는 유효한 마케팅 수단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세계 흐름과 달리 CRM은 지난 수년간 외면 받아 온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기업의 CRM 성공전략 보고서를 통해 CRM 회의론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불황기일수록 불특정 다수보다는 특정 고객 층을 대상으로 한 CRM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외 CRM 성공사례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테스코(우리나라 홈플러스)의 경우 400여만종의 쿠폰 북을 발송하는데 여기에는 고객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뿐 아니라 고객별 구매확률이 높은 품목이 포함돼 쿠폰의 실제 사용비율은 약 40%로 업계 평균인 5%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릭스그룹은 일본 1위의 자동차 리스회사인 오릭스 오토리스의 고객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이업종간 교차판매 서비스를 제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즉 오릭스 오토리스 고객들 중 중견ㆍ중소 기업인들이 세무, 금융에 관해 어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맞는 오릭스그룹의 생명보험, 증권, 할부, 융자, 부동산 등의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보스톤은행은 우수고객들의 취미가 골프, 요트, 테니스 등으로 나뉘어짐을 발견하고 이들의 클럽 결성과 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고객 간 교류를 증진시킨 결과 3년 만에 우수고객수를 3배로 확대했습니다.

혼다는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춰 결혼 전에는 소형차 시빅,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중형차 어코드나 왜건형의 오딧세이 등을 집중 판촉해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2001년 CRM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자사 프로세스와의 충돌, 전사적 참여 부족 및 정보의 저품질 문제 등에 봉착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 채 실패위기에 직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04년부터 CRM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수정ㆍ보완해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 재구매율은 2002년 48.8%에서 2005년 61.7%로, 동일 전담사원 출고율은 2002년 21.7%에서 2005년 26.1%로 증가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대해 2001년 막대한 자금을 들여 CRM 시스템을 구축한 것 자체를 중요한 성과로 착각했다며 되돌아보니 CRM벤더는 자신들조차 잘 모르는 그들의 성공모델을 그대로 고객에게 전달했던 것뿐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SK텔레콤은 통화패턴 및 선호도 분석 등 고객정보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미래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25세 미만 고객층을 타깃층으로 선정해 성과를 올린 사례입니다. 1999년 7월 업계 최초로 타깃 고객층에 특화된 멤버십 서비스(TTL)를 출시해 신세대 패턴에 맞춘 요금제, 오프라인 공간 TTL 존과 TTL전용사이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2000년 4월말까지 197만명까의 신세대 가입자를 멤버십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국에서는 공공 부문에서도 CRM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3년부터 시작된 `내셔널 CRM 프로그램'에 따라 지연주민을 관심사 및 이해관계 등에 따라 구분해 놓은 후 정책 수립시 협의 대상을 구체화함으로써 정책수용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의 CRM 회의론에 대해 대다수 국내 기업이 외국기업의 경영 프로세스에 기초한 CRM을 IT시스템으로만 인식해 자사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도입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CRM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CRM 전략을 자사 업종 및 고객 특성에 따라 차별화하고 고객 접촉 빈도보다는 고객 접촉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김무종기자 mjkim@
자료=삼성경제연구소

2008년 7월 7일

지자체 CRM 표준모델 보급 `없던 일로`

지자체 CRM 표준모델 보급 `없던 일로`

행안부, 비용절감 효과 적고 라이선스 문제 우려 철회

행정안전부가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위해 검토해온 고객관계관리(CRM) 표준모델 개발 및 보급방안을 철회할 전망이다.


12일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검토했던 CRM 시스템 표준모델 개발 및 보급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CRM 표준모델 사업은 광역 지자체 중 처음으로 CRM 시스템을 구축한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고양시, 구미시, 양산시 등의 CRM 시스템을 모델로 표준 시스템을 만들어 타 지자체에 보급하는 것으로, CRM 구축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긍정적으로 검토돼왔다.


행안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주요 지자체 담당자들과 CRM 시스템 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 그동안 수 차례 회의를 통해 CRM 표준모델 개발과 구축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행안부가 내부적으로 사업 철회 방침을 세운 것은 당초 기대와 달리 CRM 표준모델의 효과가 작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행안부는 우선, 부산시, 고양시, 구미시 등에 설치된 CRM 시스템을 근간으로 표준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자체에 활용할 경우 발생할 라이선스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표준모델 개발 검토를 시작할 당시 민간기업 CRM 제품의 라이선스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며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표준모델을 보급해도 지자체마다 상황과 목적이 달라 커스토마이징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표준모델의 참조대상인 기존 지자체 CRM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표준모델 개발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CRM 시스템 표준모델 대신, 지자체들이 CRM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데 도움을 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