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CRM 라이선스 시장 6.5% 성장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듯
국내 CRM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과도한 맹신과 환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극심한
침체를 보여 왔다. CRM에 대한 맹신과 환상은 CRM을 구축하기만 하면 모든 고객
관련 이슈가 단번에 해소될 것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벤더들의 과도한 의
욕, 고객에 대한 이해 부족, ROI를 고려하지 않은 CRM 도입으로 기업들은 실패를
맛봐야 했으며, 이는 수년 간 CRM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주요 요인으로 작
용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은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CRM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으며, CRM 본연의 목적인 고객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수립하면서
CRM 시장이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7년 하반기부터 대기업들의
CRM 고도화와 함께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CRM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2008년에는 CRM이 마케팅이나 영업 지원 솔루션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
반영은 물론 GIS와 같은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하면서 g-CRM 및 G-PRM과 같은
새로운 시장 영역을 개척하기도 했다. 또한 고객의 모든 활동에 대한 분석을 기반
으로 고객의 경험까지 반영하는 고객경험관리 솔루션으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가능
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변화들의 시도와 함께 CRM 본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기
SW 산업동향업들의 수요가 이어지면서 CRM 시장은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국내 CRM 라이선스 시장은 290억원 수준에 머물렀으나 2009년에는 6.5% 성장한 31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CRM 추진 주체로 등장, SaaS가 주요 이슈가 될 듯 CRM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에는 기업들이 CRM 추진의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CRM을 단순 마케팅이나 영업지원을 위한 솔루션으로서가 아니라 상품 기획에 까지 반영하고 있으며, CRM을 마케팅이나 영업지원 솔루션이 아닌 신제품 및 신규 서비스 개발, 상권 분석 및 판매망 및 인력 재배치 등 기업의 핵심 비즈니스에 연계시키고 있다.
즉, CRM과 비즈니스의 연관성을 높이면서 CRM 본연의 목적인 고객을 중심으로
한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
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이전까지의 CRM 시장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이전에는 CRM 시장이 벤더들에 의해 이슈화되고 시장이 활성화되어온 측면이 컸
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이 CRM 추진의 전면에 나서면서 변화의 모습을 보이
고 있다.
그룹사를 중심으로 CRM을 통합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시장 회복세의 주
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2005년 롯데그룹이 계열사 간 통합 마일리지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후 2008년 SK그룹과 GS그룹도 통합된 포인트-마일리지를 추진하는 등
공동 마케팅을 위한 계열사 간 통합 CRM 구축 움직임은 다른 그룹사들로도 확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에서의 CRM 도입은 비교적 저조하지만, 금융, 공공, 통
신/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CRM 수요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금융권의 경우
증권업종을 중심으로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하여 금융상품의 교차판매, 투자은행의
업무를 위한 CRM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공공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의 콜센터
구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통신업종의 경우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통합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CRM 도입이
기대되고 있다.
한편, 2009년에는 SaaS 기반 CRM이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에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고객의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CRM의 꾸준한 업
그레이드나 기능 추가가 중요한데, 다양한 포인트 솔루션들이 통합된 CRM 스위트
(Suite) 제품이 다양한 기업들의 요구를 모두 다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기업마다 비즈니스 및 고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의 세분화된 요구에 대응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다양한 포인트 솔루션들을 필요할 때마다 어떻게 조합하여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SaaS 기반 CRM이라는 것이다.
국내 CRM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는 가운데, ERP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SAP코리아 한국Oracle이 글로벌 벤더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벤더로는 공영DBM,
씨씨미디어, 위세아이텍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다우기술을 앞세운 Salesforce.com
이 SaaS 기반 CRM 모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고객이었던 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카드(LG카드) 등이 시벨CRM 대신 자
체 개발에 들어감으로써 시벨CRM을 인수했던 Oralce은 전통적인 강자로서의 이미
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이 시벨CRM을 걷어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상품이나 고객의 변화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무겁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글로벌 제
품은 시장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공영DBM, 위세아이텍, 씨씨미디어 등 국내 벤더들은 공공 시장과 정보화지원 사업, 애플리케이션임대사업(ASP) 등과 같은 영역에서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다음소프트, 인포네트 등의 업체들이 새롭게 시장에 진출하
면서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2009년 CRM 벤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벤더는 Salesforce.com이 될 것으로 보
인다. Salesforce.com은 2006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그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2007년 다우기술과 총판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격적인 행
보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2008년 SaaS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다
수의 고객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CRM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CRM 시장은 글로벌 벤더간 경쟁, 글로벌 벤더와 국내 벤더 간의
경쟁에 이어, 패키지와 SaaS 간의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경쟁 구도가 복합화 되고
있다. 특히, Salesforce.com에 의한 SaaS 기반 CRM의 확산은 국내 벤더들에게도
SaaS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